부산가톨릭대학교 병원경영학과가 지난 6~9일 몽골 울란바토르와 존머드 지역에서 ‘2023 몽골 국제학술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몽골 환자의 부산 유치 선점을 위해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이 지역 주요 의료기관과 함께 추진한 ‘몽골 울란바토르 부산 첨단의료기술 홍보 및 상담회’에 참여한 것이다. 재학생들은 부산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대동병원 등이 참여한 ‘진료상담회 및 교류회’ 참관을 통해 부산 의료관광과 외국인 환자 유치 현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생생하게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존머드 보건소에서 진행된 의료봉사 현장에서는 한국 의료에 대한 몽골 환자들의 신뢰와 관심을 확인했다. 이어 한글 배우기, 딱지치기, 제기차기, 공기놀이 등 전통 놀이와 부산명소 살펴보기 및 광안 불꽃축제 그림 그리기 등을 진행해 현지 학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한국 전통 체험 행사는 몽골 현지 방송사를 통해 TV에 방영되기도 했다. 이번 프로그램 참여로 예비 보건의료인을 꿈꾸는 학생들은 해외 경험을 얻고 의료관광산업과 외국인 환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예은 학과장은 “이번 몽골 국제학술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재학생의 글로벌 역량
가을이 점점 짧아진다. ‘이러다 곧 겨울 날씨가 되겠지’ 싶은 생각에 가을날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2022년의 가을을 떠올릴 추억으로 ‘노란 은행나무’를 택했다. 가지마다 가득 노란 잎 달린 풍경도 좋고, 낙엽 비로 흩날리는 것, 노란 은행잎 카펫을 밟는 것도 좋다. 은행나무의 가을 선물을 받으러 경남의 곳곳을 달렸다. ■곽재우 의병장 생가 앞에 고고히 선 은행나무 은행나무가 일상에서 보기 어려운 나무는 아니다. 공기를 정화하는 효과가 크고 병해충에 강해 도심 가로수로 많이 심기 때문이다. 해마다 가을이면 은행 열매의 악취 문제로 뉴스에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악취의 고통을 잊게 할 만큼 노란 은행잎이 주는 가을 정취는 깊다. 은행나무를 찾아 달려간 곳은 경남 의령군 유곡면 세간리. 나무 한 그루 보러 길을 나설 만한가 싶었지만,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의 ‘우영우 팽나무’에서 느꼈듯이 한 그루의 나무가 거대한 산의 기세를 뿜기도 한다. 산들이 여름 볕 아래 초록 옷을 입고 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울긋불긋 가을 옷을 차려입었다. 가을 추억을 쌓으러 가는 길에 이미 가을 낭만에 빠졌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의령 세간리 은행나무’는 곽재우 의병장
장마가 시작되면서 연일 날씨가 우중충하다. 종일 하늘빛은 흐리고 비는 오락가락한다. 몸과 마음이 축축 처진다.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실내 공기가 끈적끈적하다. 이럴 땐 차라리 나가서 걷는 게 낫겠다 싶다. 가벼운 마음으로 설렁설렁 쉽게 걸을 수 있는 길,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의 작은 섬 ‘저도’로 향했다. 걷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 더한 길 ‘저도’는 섬 모양이 돼지가 누워 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 돼지 저(猪)자를 써 이름 붙여졌다. 대부분이 산지인 작은 섬이지만 육지와 연결하는 연륙교가 놓이면서 이곳을 찾는 발길이 늘었다.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고 연륙교를 지나 하포마을에 들어섰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긴다. 어촌 마을 풍경이 정겹다. 저도 비치로드 입구에 세 가지 코스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서 있다. 1코스는 제2전망대까지 걷는 3.7km(예상 소요 시간 1시간 20분), 2코스는 해안 덱길까지 걷는 4.65km(1시간 40분), 3코스는 제3바다구경길까지 걷는 6.35km(2시간 25분)이다. 가볍게 걸어볼까 하고 나선 만큼 2코스를 택했다. 덱 계단을 따라 둘레길에 오르자 계란꽃으로 더 많이 불리는 여름꽃 개망초가 잔뜩 피어
생각해 보면 ‘남강’을 바라보는 건 늘 진주성 쪽에서였다. 진주성 맞은편에서 바라본 풍경의 주인공은 강이 아니라 불 밝힌 성의 야경이었다. 푸른 강바람이 부는 5월, 유람선과 레일바이크를 타고 경남 진주시를 가로질러 흐르는 남강을 다르게 바라봤다. ■진주성 성벽 따라 물길 따라 두둥실 ‘김시민호’ 지난달부터 남강에 뜬 유람선 ‘김시민호’는 인기몰이를 하며 이미 떴다. 주말과 저녁시간은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표를 사기 위해 물빛나루쉼터로 향했다. 김시민호는 두 군데에서 탈 수 있다. 진주성 맞은편 망진나루와 촉석루 쪽 촉석나루이다. 망진나루에서 출발하는 배편이 더 많다. 물빛나루쉼터는 망진나루 인근에 새로 지은 건물로, 유람선 표를 사고 쉴 수도 있는 공간이다. 건물 앞면이 유리로 돼 있어 남강이 훤히 내다보인다. 배를 타지 않더라도 가볼 만한 곳이다. 촉석루의 지붕 곡선과 기둥, 다포 형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물 디자인이 이색적이다. 출발 10분 전, 승선 장소로 내려갔다. 유람선 모양도 색다르다. 정자(亭子)처럼 만든 정자선 형태이다. 정자선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뱃놀이의 흥이 난다. 풍류를 즐기던 옛 선비가 된 기분이다. 흥얼흥얼 콧노래가 나온다
‘가고는 싶지만 너무 멀어서 혹은 멀게 느껴져 망설이게 되는 곳.’ 부산에서 강원도는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심리적 거리도 멀다. 하지만 마음먹고 출발하면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하다. 원주시는 부산에서 ‘강원도 당일 여행’이 가능한 마지노선이다. 강원도 여행 전문 새영남여행사 정경해 대표의 원주 힐링 여행에 동행해, ‘원주愛’ 푹 빠지게 한 ‘산’들을 걸었다. ■마음 울렁이게 하는 ‘소금산 그랜드밸리’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너무 아름다워 더 이상 가지 않고 멈춘 고개라는 뜻의 ‘간현(艮峴)’ 관광지에 있다.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흑수로 도라드니 섬강이 어듸메오, 치악이 여귀로다”라고 감탄했던 곳이다. 소금산은 작은 금강산이라는 뜻이다. 출렁다리를 건너 소금잔도와 스카이타워, 울렁다리를 돌아 나오면 2시간가량 걸린다. 주차장에서 10분쯤 걸어가면 매표소이다. 가는 길 오른쪽으로 ‘철교’가 눈에 들어온다. 폐선된 옛 중앙선 철길로 지금은 레일바이크가 다닌다. 교각에 적힌 ‘때려잡(자)’ 글씨에 남북 분단의 상처가 남아 있다. 산길에 놓인 덱 계단 578개를 오르면 출렁다리를 만난다. 이곳에서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촬영하기도 했다. 높이 100m, 길
“당신이 늘 피곤한 진짜 이유는 자연 결핍 때문이다.” 식물 기반 공기정화시스템을 개발한 노르웨이 공학자 예른 비움달은 책 <식물 예찬>에서 이렇게 진단을 내렸다. 고대 로마인들도 도시와 마을의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에서 멀어지자 피로감을 호소했다고 한다. 생활 반경이 도시로 바뀌면서 휴식을 위해 녹지를 여행하려는 충동을 느꼈다는 것이다. 자연 결핍의 증상은 두통,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무거운 느낌, 피로, 호흡기 자극.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식물 가까이 하기’를 권한다.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가까운 식물 카페에서 결핍된 ‘초록’을 재충전하는 건 어떨까. ■수경재배 식물공장과 카페의 맛나는 만남 ‘초록나비’(부산 수영구 좌수영로83번길 12-1)는 카페와 식물공장이 결합한 이색적인 곳이다. 초록 식물이 가득한 테라스를 지나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내부도 온통 초록 세상이다. 가장 먼저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카페 안쪽 식물공장.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창 너머로 식물들이 푸릇푸릇 자라고 있다. 워터그린팜 조원술 대표가 직접 만든 식물재배기로 채소류를 키우고 있는 곳이다. 새싹인삼, 버터헤드, 카이피라,
물론 ‘핫플 도장 깨기’ 여행도 재미있다. 거기에 ‘의미’까지 더하면 색다른 여행이 된다. ‘공정여행’이란 여행지의 주민에게 공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며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착한 여행이다. 공정여행에 대해 들어는 봤지만 접근하기 어렵다고 느꼈다면 경남 하동군을 추천한다. 햇살 따뜻한 낮엔 ‘차마실’을 즐기고, 달빛 은은한 밤엔 ‘섬진강 달마중’을 가자. ■ ‘차마실 키트’로 힐링도 잡고 감성도 잡는 차밭 피크닉 하동으로 달려가는 길, 차창 밖 연둣빛 산이 마음을 간지럽힌다. 산의 빛깔이 더 짙어지기 전에 햇살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지금의 계절을 즐겨 보자. 하동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차밭이다. 하동은 우리나라 최대 야생차 생산지. 우리나라에서 처음 차 씨앗을 심은 곳으로 기록돼 있고 수백 년 된 야생 차나무를 만날 수 있다. 화개면에 들어서자 온통 야생 차밭이다. 평지는 물론 산 중턱까지 구불구불한 차밭이 조성돼 있어 이색적인 풍경이다. “지금 한창 차나무에 연둣빛 새잎이 올라와서 너무 예쁩니다. 천천히 즐겨 보세요.” 오늘의 하동녹차 피크닉 장소는 화개면 부춘리 ‘한밭제다’. 다원의 주인은 차마실 키트를 건네주면서 차 우리는 방법
지난달 31일 ‘국회부산도서관’이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 문을 열었다. ‘도서관’은 많이 친숙해진 공간이지만 국회도서관이라니 조금 거리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국회부산도서관은 의회도서관의 기능은 물론 공공도서관 기능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니 언제든 가서 즐기자. 1. 서가에서 보물 찾기 국회부산도서관은 영남권 최초의 ‘국가도서관’이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도서관은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법원도서관, 국립장애인도서관 등 4곳이다. 국회부산도서관은 현재 173만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 개관하면서 신규로 5만 4000권을 구입했고, 서울 본관에서 168만 책을 이관했다. 앞으로 매년 2만 7000권의 책을 구입할 예정이다. 열린 공간으로 구성된 1층 종합자료실에는 문학·역사·종교·철학 등 이용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인문학 분야의 도서가 있다. “도서관은 영향을 주고받는 정도가 큰 책들끼리 분류하여 모아 놓습니다.”(김영하의 <읽다> 중) 그러니 내가 찾는 책 근처에는 늘 보물 같은 책이 숨겨져 있다. 널찍널찍한 서가를 돌며 ‘보물’을 찾고, 중간중간 마련된 열람석에서 바로 읽을 수 있다. 채광이 쏟아져 들어오는 로비 공간도 ‘보물’
‘윤슬’.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이란 뜻이다. ‘윤슬은 정말 이름처럼 참 예쁘구나’라고 처음 느꼈을 때가 어린 날 섬진강을 봤을 때였다. 그때 이후로 ‘섬진강은 윤슬’로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눈부신 봄빛 아래 팔랑팔랑 떨어지는 벚꽃잎을 바라보고 있자니 반짝반짝 섬진강 윤슬이 떠올랐다. 벚꽃은 엔딩을 말하고 있지만 봄바람은 이제 시작이다. 섬진강이 흐르는 전남 구례군으로 ‘2색 즐거움’을 찾아 나섰다. 섬진강과 나란히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대숲길을 만나기 위해 굴다리로 걸어 들어간다.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가 떠오르기도 하고, 지난주 끝난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떠오르기도 한다. 캄캄한 굴다리를 지나니 왼쪽으로 초록 대나무숲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표지판에는 왼쪽과 오른쪽 길 모두 대숲길이라 쓰여 있다. 키 큰 대나무가 빽빽하게 서 있는 왼쪽으로 먼저 발길을 돌렸다. 전남 구례군 구례읍 원방리 ‘섬진강대숲길’은 일제 강점기 시절 사금을 채취하던 금광촌이 있던 곳이었다. 모래가 유실되고 강변이 황폐화되자 마을 주민이 이곳에 대나무를 심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나무숲은 직선거리로 600m 정도이며 숲 사이에 높인 길은 1km
‘새벽녘의 거리엔 쾅쾅 북이 울고/ 밤새껏 바다에선 뿡뿡 배가 울고/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다.’ 백석의 시 ‘통영2’의 한 구절이다. 자다가도 가고 싶은 바다가 있고 아름다운 마을과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도시 경남 통영. 골목골목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삶과 예술을 강구안 인근 세 '피랑'에서 만나 봤다. ■통영의 일상 속을 걸어 봄, 동피랑 통영 여행지를 검색하면 가장 많이 뜨는 곳 중 하나가 ‘동피랑’이다. ‘피랑’은 벼랑이라는 뜻으로, 동피랑은 동쪽 벼랑이다. 많이 알려진 대로 동포루 복원 때 철거될 뻔한 동네였다. 시민단체가 나서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벽화를 그리면서 벽화마을로 유명해졌다. 동피랑 벽화는 2년 주기로 바뀐다고 한다. 지금 그려진 벽화는 ‘2020 공공미술프로젝트 우리동네미술사업’으로 완성됐다. 서유승 작가 등 34명의 작가들이 참가한 통영퍼블릭아트그룹이 추진했다. 통영중앙시장 부근에 주차를 하고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주민이 살고 있는 마을이니만큼 그들의 일상 속에 잠시 들어간 기분이다. 동네 제일 위 동포루를 향해 골목골목 돌아본다. 통영 바다색을 닮은 파란 그림, 빨간 동백 그림, 천사 날개 등 곳곳이 포토존이다